*글 : KBS 한국인의 밥상 참조.
*사진 : KBS 한국인의 밥상 출처.
유난히도 비가 많았던 여름을 잘 견딘 배추, 5~6월에 잡힌 새우로 잘 삭은 새우젓, 빨갛게 옷을 입힐 고추도 잘 말랐습니다. 모두 어우려져서 김장을 합니다. 겨울을 준비하던 마지막 식량 ‘김장김치’를 찾아갑니다.
*전라남도 해남군
삼면이 바다로 둘러쌓인 해남은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배추 생산이 많습니다. 따뜻한 해양성 기후 덕에 강원도 고랭지 배추보다 수확이 느립니다.
*전라남도 해남군 북평면 서홍리
후덥지근한 여름기가 감도는 8월에 심은 배추는 무럭무럭 자라 김장감이 됩니다. 눌러보면 속이 단단한 것이 속이 꽉 찬 것이고 속이 안 든 것은 쑥 들어가는데 아직 속이 안찬 것입니다.
11월 달 우리나라에서 40도 이하의 습도로 건조한 바람이 불게 되면 작물의 잎 뒷면에 있는 기공이 닫히거나 수분 증발이 잘 안 이루어지게 되고 배추 자체에서 생리작용이 일어나게 됩니다. 해남 같은 경우는 삼면이 바다로 되어 있기 때문에 적절한 수분이 함유된 바람이 불어옴으로써 작물에 이로운 역할을 해줍니다.
‘전라도식 배추김치’는 김치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배추를 절이는 것입니다. 배추 사이를 살짝 벌려서 10:1=물:소금으로 농도를 맞춘 소금물에 미리 적신 다음에 소금을 뿌려서 14시간정도 절이면 수분을 빠지고 적당히 간이 베입니다. 배추 속을 만듭니다. 밴댕이와 건새우를 넣고 육수를 끊입니다. 싱싱하누낙지를 잘게 다지고 조기도 다듬어 썰고 당근, 파, 양파, 갓, 무 등을 넣고 멸치액젓으로 버무려 놓습니다. 육수에 고춧가루와 고구마 간 것을 넣어 찹쌀풀을 만듭니다. 김치는 찹쌀 같은 곡물이 있어야 발효가 됩니다(찹쌀풀은 속이 겉돌지않게도 잡아줍니다). 미리 버무려 놓은 야채에 찹쌀풀을 넣고 버무린 뒤에 배추에 속을 넣어줍니다.
‘전라도식 깍두기(=석박지)’는 무를 크게 썰고 통고추, 고춧가루에 두툼한 살이 있는 생멸치를 넣어 버무린 뒤에 항아리에 오랫동안 묵혀 두었다가 먹습니다.
‘갓김치’는 야생 갓에 고춧가루와 멸치액젓을 넣고 발효시키면 감기예방과 면역력에 좋은 약이 됩니다.
*김치의어원
지금 우리가 먹고 있는 김치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국인의 문화라고 할 수 있는 김장의 역사는 오래 되었습니다. 고려시대 문집인 『동국이상국집(고려후기 문신 문인 이규보의 시문집)』에 김장에 대한 기록이 처음 등장합니다.
‘간장에 절인 오이 여름에 먹기 좋고 소금에 절인 무 겨울내내 반찬되네.’라고 나와 있습니다.
*경북 영양군 석보면 원리리
‘재령 이씨 석계 종가’에 꿩고기 짠지 김치를 보러 갔습니다.
‘꿩고기 짠 지 김치’는 이름 그대료 오이와 꿩고기를 넣은 김치 입니다. 팬에서 꿩고기와 오이를 볶다가 거기에 초피가루를 넣습니다. 매운맛은 예전부터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경북 영양군 청기면 당리
고추 수확이 끝나면 고추를 잘 말린 뒤에 다듬습니다. 그리고 방앗간에 가서 고추를 빻습니다. 방앗간은 어느새 사랑방이 됩니다. 예전에는 김장철에 김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김장김치에 넣을 갈치를 손질해서 썰어주는 것을 삽니다.
‘갈치김치’는 솥에 북어, 표고, 다시, 파, 무, 고추 등을 넣고 은근한 불에 졸여서 진한육수를 걸러 냅니다. 갈치는 마늘, 생강, 고춧가루, 엿기름에 하루 전 날 삭혀 준비합니다. 육수에 새우젓, 갈치 삭힌 것, 고춧가루 등을 풀어 속을 만들고 배추 속에 속을 넣으면서 쪽파를 그냥 한 대씩 끼워 넣습니다.
여름에 수확한 풋고추를 항아리에 넣고 위에 무청으로 덮어 준 다음 소금물을 채워 삭혀지면 가을철 김장할 때 다시 꺼내서 ‘고추 김치’를 만듭니다.
‘고추 김치’는 삭힌 고추를 꺼내고 꽁치젓갈, 고춧가루, 흑임자를 섞은 뒤에 무쳐줍니다.
‘무말랭이’는 영양에서 김장철에 꼭 합니다. 말린 무와 말린 고추잎에 고춧가루, 멸치액젓, 조청, 설탕을 넣고 무쳐서 먹습니다.
예전부터 김장철에는 꼭 김치를 나눠먹었습니다. 남의 집 김치가 밥상에 자주 올랐다고 합니다.
매운맛을 좋아하는 한국인에게 고춧가루는 최고의 향신료였습니다. 누군가가 처음 접목한 것은
모르지만…..
김치가 몸에 상당히 좋은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배추김치나 첨가물 즉, 고춧가루, 생강, 마늘이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중에서 고춧가루가 비만에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게 되어서 세포실험을 통해서 찾아보았습니다. 실험에서 고춧가루 주성분인 캡사이신을 주었더니 인슐린 작용을 상당히 좋게 해주고 비만에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충남 홍성군
김장 때가 되면 젓갈 여행을 가기도 합니다. 김치에 젓갈을 넣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0년정도 밖에 안됐습니다. 배로 모든 것을 운반을 하다보니 육지 깊숙이 들어오는 수로나 소비처가 광천밖에 없었습니다. 1923년 12월 1일에 광천역이 개통이 되었고 광천역에서 열차가 다니니까 서울, 천안까지 물건을 많이 가져다 팔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국적으로 새우젓이 퍼진 것은 일제강점기 시대였다고 합니다.
예전에 새우젓은 매우 귀했습니다. 특히 내륙지방에서 더 귀했다고 합니다. 육젓이 여름에 가장 더울 때 잡힙니다. 옛날에는 냉장시설이 없어서 상하고 그랬는데 조그만한 굴에 새우젓을 넣어 봤더니 여름에도 안 상하고 1년을 넣어두어도 굉장히 맛있게 익었다고 합니다.
‘담양 전씨 12대 종가’에 종부말씀이 멸치액젓은 몇 년 묵어야지 붉은 빛이 나고 맑게 된다고 합니다.
‘홍어보쌈김치’에는 홍어, 사과, 배, 호두, 밤, 잣, 은행, 갓, 무, 대추, 새우젓, 고춧가루, 육수 이 들어갑니다. 육수는 홍어뼈를 고아서 내고 홍어를 얇게 썰어서 양념을 만들면 시원한 맛이난다고 합니다. 모든 재료를 섞어서 배추에 속을 넣어서 완성합니다. 그리고 배추 겉에 큰 파란잎으로 김치를 싸서 보쌈김치를 만듭니다.
‘호박지’는 늙은 호박을 껍질을 벗기고 속의 씨를 다 제거하고 나박하게 썰고 쪽파와 배추를 나박하게 썰어 넣고 황석어젓을 넣어 섞은 뒤 멸치액젓과 고춧가루를 넣어서 맛을 더합니다.
‘곤쟁이젓 무김치(충정도식 석박지)’는 작은 무를 반을 가르고 무청과 쪽파를 넣고 작은 새우처럼 생긴 곤쟁이젓이 들어갑니다. 그리고 고춧가루를 넣어서 버무립니다.
*강원도 영월군 상동읍 내덕리
‘강원도 김장김치’는 이 마을 사람들은 모두 모여 김장을 합니다. 젊은 사람들이 배추를 나르면 중간에서 손질을 하고 소금물에 담굽니다. 소금물 간이 아주 중요하다고 합니다. 소금물에 담군 배추에 소금을 뿌려줍니다. 배추가 절여지는 동안 각자 맡은 채소를 준비합니다. 무, 쪽파 등 채소를 한 곳에 넣고 새우젓, 마늘을 넣고 버무립니다. 그리고 고춧가루를 넣고 버무려 속을 만듭니다. 그리고 나서 배추에 속을 넣어 완성합니다. 태백김치는 시원하고 깔끔한 맛입니다.
김장김치를 하는 동안 한쪽에서는 간식거리를 만듭니다.
철판에 기름을 두르고 절인 배추를 올리고 메밀옷을 뿌려 지지면 ‘배추 메밀부치기’가 완성됩니다. 산초기름에 두부도 지지고 수육도 삶아서 준비합니다.
그 사이 남자들은 ‘김치 움’을 만듭니다. 김장 김치는 5주가 지나면 제맛이 듭니다. 그냥 놔두면쉬어 버립니다. 그래서 김장독을 땅 속에 묻고 나무로 기둥을 세우고 억새를 베어다가 엮어서 바를 둘러서 집을 지어서 온도 변화를 막아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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