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KBS 한국인의 밥상 참조.
*사진 : KBS 한국인의 밥상 출처.
사무실의 하루는 참 더딥니다.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 한 해 마지막 달인 12월입니다. 과메기가 도시로 오는 시기입니다. 겨울 바람이 불면 과메기가 오고 과메기가 오면 한 해를 보내야 합니다. 도시에서 과메기를 먹기 시작한 것이 언제부터 일까요? 그 바람을 따라 포항으로 갑니다.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리 ‘구룡포항’
포항 과메기는 대부분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곳입니다. 40년 전만해도 포항 근해에서 잡히던 꽁치가 수온이 높아지면서 한류성 어종인 꽁치는 북쪽으로 올라가서 구룡포꽈메기는 러시아에가서 잡아서 만듭니다. 예전에는 통으로 말렸지만 지금은 내장과 머리를 떼고 손질해서 말립니다.
꽁치를 손질한 뒤 바닷물에 두 번, 일반 물에 한 번 세척하고 잘 말립니다. 마르면서 겉 기름이 떨어지고나면 기름을 품고 있습니다. 그 기름이 몸에 좋다고 합니다. 1차 겉기름이 빠지면 그늘로 들어가 말리면 기름이 살에 골고루 퍼져 꾸덕꾸덕 말라야 영양도 좋아지고 감칠맛난다고 합니다. 꽁치살이 붉지도 검지도 않은 잘 익은 곶감색을 띌수록 좋다고 합니다.
『규합총서(1809년 빙허각 이씨가 엮은 생활 경제 백과사전)』에 보면 ‘관목은 비웃(청어)을 들어 비추어 보아 두 눈이 서로 통하여 말갛게 마주 비치는 것을 얼 말려 쓰면 그맛이 기이하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이 관목이 변화되어 과메기라는 이름이 된 것입니다.
‘과메기쌈’은 껍질을 벗긴 과메기는 쪽파와 미역, 김, 배추, 마늘, 고추 등에 싸먹습니다. 이것은 2000년대 과메기가 상품화되면서 만들어 진 것입니다.
꽁치가 과메기는 참치와 소고기 보다 칼슘, 철, 비타민A가 월등이 많습니다. 그리고 꽁치가 과메기가 되면서 숙성과정에 헥산이 증가합니다. 헥산은 식품 성분 중에서도 상당히 좋은 물질입니다. 주작용은 피부노화를 억제하고 또 우리 몸속에 있는 활성산소를 잡아주는 물질이 헥산입니다. 헥산은 과메기가 발효, 숙성되는 도중에 2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과메기 조림’은 과메기를 뜨거운물에 넣었다가 건진 뒤에 펜에 넣고 간장, 청양고추, 고춧가루, 매실액을 넣고 양념이 베어들때까지 볶아 줍니다.
‘과메기구이’는 과메기를 펜에 그냥 구워서 먹습니다. 구울때는 껍질쪽부터 구워야 기름이 잘나옵니다. 구운과메기는 묵은김치와 잘 어울린다고 합니다.
포항은 겨울철만 되면 북서풍이 붑니다. 하늬바람이라 불리는 이바람은 육지에서 바다쪽으로 불다 보니 건조 속도가 빨라지게 됩니다. 그러다가 저녁이 되면 해안에 있던 수분이 올라와서 내부 확산을 촉진함으로써 건조가 아주 균일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포항의 특징입니다.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병포리
건조조건이 좋은 구룡포에서는 오징어도 건조합니다. 오징어는 9월부터 과메기는 11월초부터 말립니다. 통과메기는 줄보다 짚으로 해야 더 숙성이 잘되는데 15일이나 말려야 합니다(편과메기는 3~4일말림). 예전에 꽁치가 많을 때는 거의 통과메기를 말렸지만 지금은 찾기가 어렵습니다.
‘갑오징어초무침’은 갑오징어를 손질해서 아주 얇게 썹니다. 당근, 쪽파, 오이 등 야채와 초장에 버무려 초무침을 합니다.
‘광어 미역국’은 광어를 중간에 칼집을 내서 끊는 물에 통째로 넣습니다. 그리고 광어를 꺼내고 밀가루 반죽을 해서 길쭉하게 썰어 넣고 광어살은 발라 넣고 생미역을 넣어서 끊입니다.
과메기를 말리는 분들마다 방법이 좀 다릅니다. 과메기는 손질을 해서 밤에 널어줍니다. 비린내 안 나는 방법을 찾다가 바닷물에 세척 후에 식초를 조금 곁들어 씻는 방법을 찾았다고 합니다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죽도동 ‘죽도시장’
시장 상인분들이 과메기는 약간 도톰하면서도 빛이 나는게 좋은 과메기라고 합니다. 이 시장에서는 말린 갈치도 있습니다.
개복치는 이 시장에 유명인사입니다. 큰 건 승용차만하다고 합니다. 한 번에 3억개의 알을 낳기도 합니다. 옛날에 가난한 사람들이 잘라서 먹고 갈밭에 개복치를 돌다리처럼 밟고 다녔다고 합니다. 청정해역에서 살기 때문에 지금은 많이 안나온다고 합니다. 개복치 주식은 해초 입니다.
‘개복치수육’은 껍질을 벗겨낸 개복치 살을 끓는 물에 삶습니다. 그리고 마늘과 생각을 넣고 1시간 정도 삶으면 흐물흐물해지면서 투명해집니다. 콜라게 덩어리라서 그런 겁니다. 이것을 0~5도 사이에서 식혀서 썰어 초장에 찍어먹습니다. 포항에서는 관혼상제 때 빠지면 안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머리만 있다고 해서 영어로는 ‘head fish’라고 합니다. 신성한 개복치가 들어오면 바로 회를 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나눠줍니다. 특히 볼살이 최고 입니다.
‘개복치국’은 냄비에 머리살을 그냥 넣고 끊이면 자체내에서 물이 다 나와서 물을 넣을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여기에 콩나물, 파, 무 넣고 끊이면 탕국이 됩니다.
‘개복치 두루치기’는 개복지 창자를 얇게 저미고 양파, 파, 고추랑 고춧가루, 고추장 등 넣고 두루치기를 합니다.
*일본 가정집 거리
일제 강점기 때 구룡포에서는 청어를 다 가져갔다고 합니다. 그 때는 꽁치보다 청어가 많아서 청어로 과메기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일본에도 과메기가 있습니다.
과메기는 거꾸로 엮어서 말리면 창자 안에 기름이 안으로 흐르게 되서 전부 끝까지 기름기가 있어서 넉 달있다가 먹는다고 합니다.
‘모리국수’가 또 유명하다고 합니다. 모리국수에는 미역초라는 생선이 꼭 들어가야한다고 합니다. 미역초는 살이 단단해서 다른 생선처럼 안 퍼져서 맛있다고 합니다. 각종 해산물을 모아넣고 국수를 넣어 끊이는 국수입니다.
‘과메기 무침’은 과메기 껍질을 벗기고 손으로 찢어서 각종 채소를 넣고 무쳐냅니다.
‘통과메기’를 옛날에 술먹는 사람들은 뼈도 안빼고 머리만 잘라서 고추장, 된장에 찍어 먹고 그랬답니다.
‘과메기김치’는 꽁치젓갈, 새우젓, 다진마늘, 표고버섯가루, 고춧가루를 넣고 김치 속을 만듭니다. 그리고 청각을 잘라 넣습니다. 그리고 절인 배추 속에 소를 묻히고 사이사이 과메기를 넣습니다.
‘과메기 밥식해’는 고두밥을 해서 절인무, 마늘, 생강, 고춧가루, 과메기를 넣고 잘 비벼 준다음 5~7일을 삭힙니다.
‘과메기 튀김’은 과메기에 튀김옷을 입혀서 기름에 튀겨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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