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KBS 한국인의 밥상 참조.
*사진 : KBS 한국인의 밥상 출처.
섬이 빚어낸 자연의 밥상, 쌓이고 쌓인 그리움을 담아낸 밥상을 찾아 백령도에 갑니다.
*인천광역시 옹진군 백령면 ‘백령도’
백령도는 우리나라 서해 최북단에 자리잡고 있는 섬입니다.
백령도에서는 ‘호박짠지’가 토종음식이고 이것이 없으면 김치가 안 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일 먼저 생각하는 음식입니다. 고춧가루도 안들어가는 김치입니다. 이 김치에 물을 자작하게 붓고 끊어서 먹습니다. 꺽주기(삼세기)알을 씹으면 톡 터지는 맛과 쌉쌀한 맛이 나고 분지(산초)가 들어가서 개운한 맛이 난답니다.
호박짠지의 산초는 우리 선조들이 고추가루가 유입되기 전 김치에 넣어먹던 식재료입니다. 산초를 백령도에서는 분지라고 합니다. 추석 전에 산에 가서 열매를 따야 좋습니다. 추석이 지나면 열매가 새까맣게 되고 깔깔해집니다. 산초를 일찍 따다가 따끈한 물에 소금을 조금 넣고 두 번 정도 우려내야 됩니다.
가을에 꺽주기가 올라오면 그 시기에 도구로 찍어서 잡거나 그물로 잡습니다.
‘호박김치’는 알을 발라냅니다. 늙은호박을 갈라서 씨를 다 바르고 투박하게 잘라 소금을 뿌려서 섞어줍니다. 배추(김장할 때 남은 배추)도 먹기 좋게 자릅니다. 그리고 준비한 모든재료를 넣고 섞습니다. 그리고 까나리젓국을 넣고 비벼줍니다. 일종의 재활용 음식이였습니다.
1.4후퇴가 시작되고 황해도 해안가까지 쫒기게 됩니다. 피난 당시 각자 가지고 있던 목선들을 타고 왔고 황해도 서쪽 해안에 세 지역인 송화, 은율, 자연 이런 지역에 집결해 있던 피난민들을 해군이 구조했습니다. 그래서 백령도에 수만명의 피난민들이 몰려들여 먹을 것도 없고 장질부사(장티푸스)라는 열병이 돌아 많은분들이 돌아가셨습니다.
북한에서 피난을 올 당시에는 몇 주만 지나면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생각으로 나왔지, 이렇게 60년씩이나 오래 단절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고 곧 고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백령도에서 살다 가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해서 백령도로 피난을 많이 왔었습니다.
백령도바다는 물살이 쌔서 굴양식을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백령도 굴은 백퍼센트 자연산 굴입니다. 오직 바위에 붙어서만 삽니다. 크기는 손톱만하지만 단단하고 향이 더 많다고 합니다. 굴은 겨울 끝물에 제일 달고 맛있다고 합니다.
*옹진군 백령면 진촌 2리
백령도 사람들이 굴을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송송썰은 김장김치에 굴을 넣고 버무려서 ‘짠찌떡’을 빚어 먹습니다. 메밀가루, 밀가루, 찹쌀가루를 넣고 반죽해서 피를 만들어서 소를 잔뜩 넣고 크게 빚어 쪄냅니다. 그리고 들기름을 듬뿍 발라서 마무리 합니다.
짠찌떡을 하고 남은 반죽으로는 넓게펴서 말아서 토막토막 잘라서 ‘거말떡’을 만듭니다. 반죽을 끊는 물에 넣고 삶아서 삶은 팥을 빻아서 피에 묻혀주면 됩니다.
*인천광역시 연수구 동춘동
‘짠지두부’는 콩을 갈아서 일반 두부처럼 만듭니다. 그러나 간수를 따로 넣지 않고 김칫국물과 김치를 썰어 넣으면 엉깁니다. 잘 안 엉기면 한 번 끓이면서 바닷물을 조금 넣으면 맛이 담백하고 건강에 좋습니다.
황해도 음식은 음식이 크면서 짜지 않고 맵지 않고 심심하게 합니다.
황해도의 장산곶과 백령도는 아주 가깝습니다. 경기도 지역과는 거리가 떨어져 있죠. 황해도의 음식문화가 백령도에는 오래전부터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분단 이후 황해도와의 연결고리는 끊어졌고 남쪽에서도 아주 먼 지역으로 인식 되고 있습니다. 오히려 북한에 있는 황해도 음식보다 백령도의 황해도 음식이 더 황해도 다울 수 있습니다.
*옹진군 백령면 진촌리, ‘심청각’
심청전에 무대가 된 곳이 백령도라고 합니다. 백령도는 중국상인들이 드나들던 길목이 였습니다. 예전에는 황해도의 문화 중심지였습니다.
유난히 겨울이 길었던 황해도의 겨울별미였던 ‘황해도식 냉면’을 먹습니다. 면 반죽을 한 뒤에 국수틀에 눌러 면을 뽑으면서 바로 삶을 뒤에 건진 다음 찬물에 씻어 물기를 제거 하고 그릇에 담습니다. 그리고 얼얼한 차가운 육수를 부어 먹습니다.
『동국세시기』에 보면 ‘겨울철의 제철 음식으로 메밀국수에 무김치, 배추김치를 넣고 그 위에 돼지고기를 얹어먹는 냉면이 있다.’라고 고유의 음식으로 소개되어있습니다. 예전에는 따뜻한 방안에서 시원한 냉면을 먹었습니다.
겨울에 날씨가 춥다고 속까지 추운 것이 아니라 몸 밖은 굉장히 춥지만 속은 따뜻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 냉면을 먹으면 일시적으로 굉장히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냉면의 재료인 메밀을 보면 메밀이 겨울을 지나 여름이 되기 전에 소비를 해야되는데 그렇지 않으면 메밀의 맛과 향을 잃어버립니다.
메밀은 수확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향이 날라가 맛이 없어집니다. 늦가을에 메밀을 수확하는 북쪽은 겨울철 햇메밀로 만들어 먹는 냉면이 맛있습니다.
겨울철에 먹게 된 것은 냉장고가 없던 시절 항아리에서 얼은 동치미 국물을 넣어 먹었습니다.
메밀은 글루텐 성분이 없어서 반죽을 하면 점성이 생기지 않아서 금방 풀어집니다. 뜨거운 국물에 넣는 음식으로 메밀은 적합하지 않아 차갑게 먹는 음식으로 메밀음식이 발달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작은 면소재지이지만 냉면집은 4~5개 됩니다.
‘백령도식 냉면’은 가위질을 안해도 끊어먹기가 편합니다. 따뜻한 면수에 까나리액젓을 조금 타고 계란노른자를 으깨서 섞어서 후식으로 마십니다. 찬 속을 달랩니다.
백령도식 냉면은 전분이 전혀 들어가지않고 메밀과 밀가루만 들어가고 평양냉면은 어느정도 전분이들어가 있어 면발에 탄력이 느껴지고 함흥냉면은 전분만으로 만들어 윤기인고 탄력이 있습니다.
백령도식 냉면은 까나리액젓으로 간을 맞추고 화장안한 여인처럼 수수하고 평양식 냉면은 고기로 화려하게 고명을 얻고 함흥식 냉면은 생선회를 얻습니다.
누군가는 백령도를 신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표현했다고 합니다. 그 명성에 알맞게 해안바다의 절경이 펼쳐집니다.
‘두무진’은 투구를 쓴 장군들이 회의를 하는 모습 같다고 붙여진 이름입니다.
‘콩돌해안’은 오랜시간 바다가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그리고 잘게 부셔져서 만들어진 백사장이 있는 ‘사곶해변’도 있습니다. 평상시에는 차가 다니고 비상시에는 비행장으로 쓰입니다.
백령도 바다는 물 때도 맞아야하고 민간인이 나갈수 있는 날이 정해져 있습니다. 백령도 추위는 어마어마 합니다.
차가운 칼 바람 속 바닷가 밑에는 ‘해삼’이 몸을 움크리고 있습니다.
김치를 담을 재료인 ‘더벙이’를 캡니다. 바닷가에서 겨울철에 나는 해초로 술을 드시는 분들에게 술 해독제로 좋다고 합니다. 김치나 지져서 먹는다고 합니다.
가시리는 주로 국거리 재료로 씁니다. 봄나물이 나기 전 해초는 좋은 반찬거리가 됩니다.
‘더벙이 김치’는 더벙이(숯이 많은 더벙머리를 닮아서.)를 이물질을 제거하고 다듬어 씻습니다. 그리고 끊는 물에 데칩니다. 그리고 동치미무를 얅게 저민 다음에 동치미 국물과 김장김치 국물을 섞은 뒤에 더벙이를 섞고 참깨, 양파, 파를 넣고 섞어서 차게해서 먹습니다. (바로 먹는 김치라 조금씩 그 때 그 때 만들어 먹습니다.).
‘가시리국’은 가시리를 비벼서 씻으면서 다듬고 끊는 물에 굴을 넣고 가시리를 넣은 뒤에 끊입니다.
‘해초밥’은 밥을 짓을 때도 보리쌀과 굴과 해초를 넣고 지어서 참기름을 넣고 슥슥 비벼 먹습니다.
겨울철 중요한 식량이 ‘백색고구마’입니다. 물고구마라고도 합니다. 쪄면 즙이 뚝뚝 흐릅니다. 이 백색고구마를 딴 지역에 심으면 그 맛이 안 난다고 합니다.
*옹진군 백령면 진초 1리
백령도 땅에서 자라는 약초가 좋다고 합니다. 돌도 뚫고 자라는 생명력이 강하다는 하수오는 정말 좋다고 합니다. 머리가 까맣게 되고 숱도 많아 진다고 합니다.
‘하수오’는 신장의 기능을 북돋아줍니다. 한의학적으로는 신장의 부속기관이 머리카락이라고 할 수 있는데 흰머리를 검게 해주는 효능이 있고 현대 의학적인 성분분석에 의하면 게르마늄의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습니다. 게르마늄 성분은 인체의 저항력을 키워줄 뿐만 아니라 모근에 산소를 공급해서 검게 해주는 자극을 줌으로써 모근이 검게 되고 머리카락을 검게 한다고 되어있습니다.
‘하수오백숙’은 끊는 물에 큼직한 토종닭을 넣고 하수오를 듬뿍넣고 가시오갈피 등을 넣어서 푹 끊입니다. 하수오가 살을 연하게 만든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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