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KBS 한국인의 밥상 참조.
*사진 : KBS 한국인의 밥상 출처.
옛날에는 참기름을 젓가락으로 찍어먹어보고 제사 때만 쓰고 헤프다고 살림 못한다고 잔소리를 들었습니다. 재료 사이에 숨어서 마무리를 하는 참깨 이야기 입니다.
*경상북도 예천군 예천읍
기름을 기다리면서 어머니들은 여러 나물과 콩밥과 함께 바로 짠 기름을 넣어서 ‘비빔밥’을 해먹습니다.
*경상북도 예천군 보문면 신월리
예천 참깨의 경우는 배수가 잘돼서 장마철에 비가 많이 와도 배수가 빠릅니다. 그리고 사질양토라서 참깨가 익었을 때 상태가 아주 좋은 겁니다. 그래서 똑 같은 참깨로 참기름을 짜더라도 예천 참깨는 품질이 뛰어나고 향이 강해서 다른 지역과 차별점이 생기는 것입니다.
‘참깨강정’은 깨를 깨끗이 씻은 뒤에 솥에 넣고 깻대로 장작을 써서(서서히 탐) 볶아줍니다. 깨가잘 볶아지면 살짝 톡톡 튀깁니다. 그 때 참깨를 빼줍니다. 냄비에 조청을 넣고 묽어지면 깨를 듬뿍 넣고 비벼서 틀에 넣고 얇게 밀어서 납짝하게 만든 뒤 썰어줍니다.
‘참기름밥’은 솥에 묵은 쌀로 밥을 짓고 뜸들이기 전에 참기름을 두르고 섞어줍니다. 그리고 나물과 함께 장을 넣고 비벼 먹습니다.
참깨 농사를 지어서 제유소(기름짜는 곳)에 옵니다. 참깨를 210도 정도에서 볶아서 식힌 뒤에 다시 기름에 넣고 기름을 짭니다. 그리고 수증기를 쏘인 다음 다시 한 번 더 넣어서 두 번째 기름을 짜는데 그 때가 더 많이 나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깻묵을 부순 뒤에 다시 한 번 짜냅니다. 그렇게 세되(약 1.8kg)를 짜면 1.8L 한 병이 나오는데 1시간 반 정도 걸립니다.
*경상북도 예천군 용궁면, ‘회룡포 마을’
예전에 참깨가 귀하던 시절 아주까리를 삶아서 말려서 열매를 짜서 기름을 썼습니다. 아주까리 잎은 서리 오기 전에 따서 삶아 먹습니다.
‘무채볶음’은 무를 채썰고 솥뚜껑에 아주까리 기름을 충분히 두르고 무를 볶습니다.
‘들깻잎 장아찌’는 10월에 서리 오기 전 깻잎을 따서 담급니다.
‘돼지기름부침개’는 돼지 비계를 솥뚜껑 위에서 구워서 기름을 쫙 뺀 뒤에 부침개를 부칩니다.
1960대 중반 공장에서 식용유를 만들었지만 참기름만큼 귀하다가 1970대를 통과하면서 점점 가격이 내려가면서 대중화 되고 1988년 이후 저렴한 중국산 참깨가 들어오면서 참기름도 저렴해졌습니다.
수입산 참깨를 병아리한테 주면 병아리가 죽었습니다. 수입산 참깨에 약품처리(방부제)를 많이 했었습니다. 수입산 참깨를 손님들이 가지고 와서 솥에 볶으면 아내는 멀리 가버리고 못 볶았습니다. 사장님이 볶고 냄새가 다 날아가 버리면 아내가 와서 기름을 짰습니다. 냄새가 아주 심해서 구역질이 나서 침까지 줄줄 흘릴 정도였습니다. 중국산 참깨에서 약품냄새가 살아진건 몇 년 안됐습니다.
수입 깨는 알이 더 크기 때문에 기름을 짜면 국산 깨보다 기름이 더 많이 나옵니다. 참깨 향이 수입 깨는 국산 깨를 못 따라옵니다.
요즘 사람들이 깨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수입되는 깨가 중국산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소비자들이 잘못 알고 있는 점입니다. 중국은 가장 많은 양의 깨를 수입하고 가장 많은 양의 깨를 수출하는 이중구조를 취하는 나라입니다. 인도, 미얀마, 수단에서 재배되는 깨를 중국이 사서 겉포장만 다시 해서 우리나라로 재수출하는 식이라고 생각하시는게 가장 바람직합니다.
‘나물무침’은 나물을 삶아서 참기름과 참깨를 듬뿍 넣고 무쳐줍니다.
황금빛 참깨는 향이 더 진하고 참기름의 양도 더 많이 나옵니다.
*경상북도 예천군 보문면 승본리
‘임자수탕’은 황금빛 참깨를 물에 불려 절구로 잘게 찧고 면보에 물을 넣어 꼭 짜서 뽀얀 밑국물을 만듭니다. 밀가루 반죽을 얇게 밀어서 최대한 얇게 칼로 썰어 삶습니다. 그리고 그릇에 국수를 넣고 밑국물에 간을 하고 부어주고 애호박, 달걀지단, 닭고기 살을 올립니다.
‘흑임자죽’은 흑임자를 잘게 부수어서 찹쌀가루와 물과 섞은 뒤 저으면서 끊입니다.
‘태평추’는 팬에 참기름을 두르고 삼겹살을 볶은 뒤에 묵은 김치를 송송썰어 넣고 볶다가 김치 국물을 넣어 끊입니다. 그리고 도토리묵을 길게 썰어 올려 뚜껑을 닫은 뒤에 묵이 따뜻해질 때까지만 익히고 김과 참깨를 뿌리고 참기름을 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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