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KBS 한국인의 밥상 참조.
*사진 : KBS 한국인의 밥상 출처.
갯장어제철 : 5월부터 ~가을까지. (6~7월이 가장 맛있다고 함.)
더위로 지치고 노동으로 힘든 사람들에게 힘에 원천이 된 갯장어 밥상을 만나봅니다.
*전남 고흥군
주머니 모양으로 생긴 고흥은 수많은 섬을 품고 있습니다. 낱알을 주렁주렁 단 보리가 여름을 재촉합니다.
수확을 하면서 보리 짚으로 불을 피우고 불에 그을려서 손으로 비벼서 까먹었습니다. 배고프던 농부들의 허기를 조금 달래주었다고 합니다.
농부들의 새참으로 갯장어를 통째로 넣은 ‘갯장어탕’을 끊여먹습니다. “고흥의와서 힘자랑하지마라”라는 말이 있는데 그 힘의 원천이 갯장어에 있다고 합니다.
*전남 고흥군 도하면 ‘하도마을’
갯장어 잡이를 업으로 하는 작은 어촌마을입니다. 갯장어의 미끼로는 전어를 토막내서 낚시 바늘에 깊게 걸어 잡습니다. 붓돌바위 근처가 갯장어의 서식지 입니다. 5월 달부터 6~7월 달이 제일 제철입니다. 뱀같이 겨울에는 동면을 하려고 영양분을 섭취하기 때문에 8월부터는 갯장어가 기름이 많이 찹니다. 그리고 야행성이라서 밤에 많이 잡힙니다. 고기가 억세서 물면 피가 날 정도라고 합니다.
바다에서 잡은 갯장어는 신선한 그대로 회를 떠서 먹는 것이 제일 맛있다고 합니다.
‘갯장어회’는 잔가시가 약간 있어서 비스듬이 썰어야 부드럽습니다. 쌈에 갯장어에 쌈장과 유자청을 올려서 싸먹습니다.
‘갯장어회무침’은 갯장어를 껍질째 썰어서 먹는게 더 좋은데 회무침할 때는 껍질째해야 더 맛있습니다. 다른 회무침과 다를 것이 없지만 마지막에 고흥산 유자청을 넣어서 마무리합니다. 유자청이 비린내를 잡아 준다고 합니다.
『동의보감』에 갯장어는 치질과 피부 헌 곳, 악창, 외음부 소양증을 다스리는 효과가 있고 결핵을 오래 앓았을 때 끊여 먹거나 말려서 구워 먹으면 좋다고 나와 있습니다.
비타민A가 많고 칼슘이 많으며 단백질, 지방질이 많아서 원기회복에 좋습니다. 뱀장어나 붕장어, 먹장어처럼 단백질 함량이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지방산은 EPA, DHA같은 성분들이 많이 있어서 동맥경화나 혈전에 좋고 피부에 윤기가 생기게 하고 관절을 윤활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비타민A는 시력증진과 야맹증에 좋고 비타민 E는 혈액순환, 피부미용, 노화방지에 좋습니다.
생기게 좀 흉물스러워서 옛날에는 지체 높으신 분들은 가까이 하지 않고 왕을 상징하는 용이랑 비슷하게 생겼다고 해서 궁중에서는 이것을 금했다고 합니다.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국립수산과학원 수산과학관’
갯장어의 진득한 점액질이 물을 정화시키는 능력이 있다고 합니다. 갯장어의 뮤신이 그런 역할을 합니다. 뮤신은 동물의 외분비샘에서 분비되는 점질성 당단백질로 막을 형성하여 기관을 보호하고 윤활제의 역할을 합니다. 또한 콜레스테롤 저하작용, 위벽 보호 작용, 해독 작용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갯장어는 생긴 이빨모양 때문에 붙은 이름입니다. 『자산어보』에 보면 입이 툭 튀어나온 것이 돼지와 같다. 또 이빨은 개처럼 고르지 못하며, 매우 단단하여 사람을 잘 문다.
갯장어(=참장어)는 무엇이든 잘 문다고 해서 일본에서는 ‘문다’라는 뜻의 하모로 불립니다. 먹장어(=곰장어)는 진화가 덜된 원시어류에 속합니다. 민물장어(=뱀장어)는 우리가 음식점에서 제일 흔하게 보는 것입니다. 원래는 바다에서 강으로 거슬러올라오지만 강하구가 막혀 양식되고 있습니다. 갯장어와 가장 구분하게 힘든게 붕장어인데 양볼에 구멍이 있는게 특징입니다.
고흥 사람들은 갯장어가 잘 잡히는 이유를 갯벌에서 찾고 있습니다. 물살이 거칠고 단단한 고흥의 갯벌이 갯장어의 살을 더 탄탄히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고흥 앞바다는 수심이 적당하고 서식환경에 가장 좋은 모래나 뻘 등의 조성이 잘되어 있기 때문에 육질이 가장 좋다고 합니다.
*전남 고흥군 도화면 ‘발포마을’
조선시대부터 군사요충지였던 곳이였습니다. 여기의 많은 어부들이 궁노수로 임진왜란 때 많이 참전했다고 합니다. 나라를 구한 힘의 원천이 갯장어에 있다고 믿습니다.
‘갯장어 김치’는 갯장어를 속살을 발라서 썰어서 김치양념과 섞어 김치 속에 넣고 섞은 다음 절인 배추에 넣어 겉절이식으로 버무립니다.
‘갯장어탕’은 끊는 물에 뼈째 장어를 토막내서 넣고 푹 끊이 후에 갈아서 국을 끊이면 추어탕처럼됩니다. 거기에 우거지나 시래기를 불러서 된장과 들깨가루에 박박치대서 국에 넣고 은근하게 끊입니다. 이가 나쁜 어른신들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마을에 장수 비결은 ‘갯장어’라고 합니다.
*전라남도 고흥군 봉래면, ‘나로도항’
나로도항에서는 5월~ 가을 까지 갯장어배가 들어오면 수시로 경매가 진행됩니다. 여기 갯장어는 늘 최상품 판정을 받아 높은 가격에 팔립니다. 갯장어는 저울에 달아서 근수를 확인하는 ‘검근작업’을 하여 무게에 따라 값이 매겨집니다. 그리고 크기에 따라 수출용과 내수용으로 구분됩니다. 좋은 놈들은 포장에 잘되서 거의 일본으로 수출합니다.
*일본 교토
시내 중심부에 자리잡은 ‘니시키 시장’은 교토의 부엌이라고 불릴만큼 풍부한 해산물과 식재료가 넘쳐납니다. 다양한 장어 요리가 있습니다.
가장 인기있는 품목은 갯장어를 만든 ‘하모유비키’라는 데친요리입니다. 집에서 쉽게 먹을 수 있도록 반조리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갯장어의 형태는 가늘고 긴데 한마리에 잔뼈가 300~400개 정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뼈가 문제가 되어 먹다가 목에 걸리기 때문에 쉽게 먹을 수 있는 생선이 아니었습니다. ‘하모유비키’는 장어를 손질 후 칼질을 촘촘히 내서 먹기 좋은 크기로 토막을 내고 체에 잘 펴서 정렬하고 끊은 물에서 데칩니다. 그러면 칼집을 넣었기 때문에 표면이 수축하여 살이 올라오면서 꽃이 피는 것처럼 보입니다. 데친 후 바로 얼음물에 샤워시켜 육질을 단단하게 하고 모양을 잡은 뒤 초고추장을 곁들여 ‘회’로 먹기도 하고 장어뼈랑 머리, 무를 넣고 푹 고아낸 육수에 나가기 직전에 넣어서 손님상에 나가기도 합니다.
*전남 고흥군 도화면 ‘하도마을’
‘갯장어구이’는 뼈를 바르 내장 빼고 손질을 하고 얼음물에 담가 살을 탄탄하게 하고 흐르는 물에씻어 햇볕에서 너댓시간 충분히 말린 후에 숯불에 직접 구이를 합니다. 아무 양념도 하지 않고 쫄깃한 맛으로 그냥 먹는다고 합니다.
‘갯장어 창자 젓갈’은 내장을 소금하고 버무려서 항아리에 삭혀서 먹었습니다. 곰삭은 젓갈을 잘게 다진 후 고춧가루, 고추, 깻잎, 양파, 깨 넣고 버무려서 먹습니다.
‘갯장어 통탕’은 장어를 통으로 잔칼집을 내고 장어를 3~4등분해서 은근하게 끓는 물에 넣고 된장을 풉니다. 그렇게 육수를 진하게 우리고 고춧가루 넣고, 머윗대도 넣고 파, 고추 넣고 엄청 진하게 푹 끊입니다. 여름보양식으로 속풀이 해장국으로 먹었다고 합니다.
*향토음식전문가 ‘송인수’
‘유자장어구이’는 장어를 잘 손질하고 가시를 부드럽게 해주기 위해서 뱃살 쪽에 잔 칼집을 냅니다. 육수는 십여가지 한약을 넣고 달인 물에 대추, 양파, 마늘, 당근 등 야채를 넣고 육수를 만듭니다. 그 육수에 유자청을 넣고 고추장을 넣고 졸여서 양념을 만듭니다. 석쇠에 장어등쪽으로 올리고 배쪽에 양념을 바르면서 굽습니다.
‘장어 해초 탕수육’은 잘게 장어를 체치고 다시마, 김, 청∙홍고추를 다져서 넣은 뒤 녹말과 계란을 넣어 한수저씩 바삭하게 튀깁니다. 그리고 유자청으로 소스를 만드는데 완두콩, 당근, 오이, 양파, 옥수수를 넣고 끊이다가 전분물로 농도를 맞춥니다. ‘유자’가 비린내를 잡아 주어서 생선과 잘 어울린다고 합니다.
‘장어오이선’은 오이를 사이사이 칼집을 내어 기름에 살짝 익힌 후에 오이 사이사이에 계란 흰지단 / 장어와 버섯볶음 / 황지단을 끼워 넣고 그 위에 단촛물 뿌립니다.
‘장어 화양적’은 표고버섯, 당근, 오이에 고기 대신 장어를 익혀 끼워서 만듭니다.
갯장어는 여러가지 맛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기름기도 있고 담백한 맛도 있고 소고기 대신 쓸 수 있는 음식들이 많다고 합니다.
'한국인의밥상보면서 공부하기 : ) > 여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인의밥상 26회 :: 여름 보양식 음식 특집 제 2편 : 미꾸라지와 시래기의 ‘환상궁합, 추어탕’ (0) | 2020.09.16 |
---|---|
한국인의밥상 25회 여름보양음식 특집 제 1편 : 귀한 대접, 한 그릇의 성찬 ‘삼계탕’ (0) | 2020.09.13 |
한국인의밥상 24회 :: 쫄깃한 맛의 향연 ‘주문진 오징어’ (0) | 2020.09.12 |
한국인의밥상 23회 :: 천년의 고개, 천년의 밥상 ‘문경’ (0) | 2020.09.11 |
한국인의 밥상 21회 :: 거슬러 오를수록 깊어지는 맛, ‘섬진강 참게’ (0) | 2020.09.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