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KBS 한국인의 밥상 참조.
*사진 : KBS 한국인의 밥상 출처.
동강에 봄이 왔습니다. 바위틈을 뚫고 생명을 지닌 할미꽃이 핍니다. 보릿고개가 호랑이, 사자보다 무서웠던 고개를 넘던 지혜가 있던 그 시절 추억 속 이야기입니다.
*강원도 영월군 문산리, ‘가정마을’
강 건너 절벽에 줄배 타고 들어가는 마을에는 10명 정도만 삽니다. 강 물살이 쎄서 거의 자급자족하고 삽니다(수사나 팥이 주식이였다고 함). 동강 바위 사이에서 나무 열매 따듯 다슬기를 땁니다.
‘팥부침개’는 팥을 맷돌에 간 것에 다가 뒷산에서 캐온 달래, 묵은지도 심심하게 빨아서 채쳐서 넣고 반죽을 하고 아궁이에 있는 숯불을 화로에 넣고 솥뚜껑에 기름을 바르고 묵은지 세 장을 올리고 반죽을 덮어서 전을 부칩니다.
‘수수부꾸미’는 수수가루 반죽을 한 것을 둥글게 납작하게 누르면서 구워 내고 팥소를 넣습니다. 그리고 반을 접어서 익혀줍니다. 그리고 서로 붙지않게 잘 펴서 식혀줍니다.
임진왜란 당시에 현재의 진별리 지역에서 사람들이 강가에 수수를 많이 재배했습니다. 고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고씨동굴 안에서 피난을 하게 되었는데 바깥에서 연기가 보이지 않게 하는 방법의 하나로 낮은 불로 천천히 요리하는 방법이였습니다. 그래서 수수를 반죽해서 낮은 불에서 익혀먹은 것을 ‘노치’라고 하지만 ‘고씨떡’이라고도 합니다.
‘수수노치’는 수수가루로 반죽한 것을 화로에 익히는데 넉넉히 만들어 놨다가 간식으로 구워먹으면 맛있다고 합니다.
*강원도 영월군 문산리 ‘뼝창마을’
봄기운이 강물을 따라 밀려오면 동강은 고기 반 물 반 민물고기 천국이 됩니다. 영양이 부족하던 춘곤기 민물고기를 많이 잡습니다.
볼에 돌을 넣고 천으로 덮어 묶은 뒤에 잠자리 유충을 잡아 돌로 지쪄서 구멍 뚫린 천 주위에 발라서 물 속에 담그고 돌을 쌓아 표시를 해놓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에 열어봅니다.
‘원반죽’은 퉁가리를 잡아서 내장을 발라내 다듬고 토막을 낸 뒤에 대파(알싸한 향으로 비린내를잡음)를 큼직하게 썰어 넣은 뒤에 밀가루를 넣어서 반죽을 합니다. 그래서 고추장을 풀 물에 넣어서 푹 끊입니다.
*강원도 영월군 한반도면, ‘한반도 지형’
한반도를 꼭 빼닮은 뗏목마을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 뗏목에 나무를 실어서 700리나 되는 곳에 다녀왔다고 합니다.
*강원도 영월군 예밀리
얼었던 계곡물이 녹으면 마을의 약초꾼들이 산행을 시작합니다. 배고픈 어린 시절 산에 오르면 먹을 것이 있었다고 합니다. 소나무 껍질을 살짝 벗기고 속에 있는 얇은 막이 송기입니다. 그걸을 먹으면 달짝지근 합니다.
『산가요록(1450년 경 어의 전순의가 지은 음식서적』에 백성의 배고픔을 달래주었던 나무가 ‘송고병’이라고 나와있습니다. ‘소나무 속껍질을 가루로 만든 것과 찹쌀가루를 갈은 것을 꿀물에 반죽하여 잣을 소로 넣고 기름에 지지면 매우좋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구황촬요(조선시대에 흉년이 들었을 떄 대처하는 방법을 적은 책)』에 ‘솔잎이 오장을 편안하게 하고 배고프지 않게 하고 솔방울의 잣과 송진, 뿌리, 껍질이 다 좋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동의보감을 보면 솔잎이나 소나무 뿌리, 껍질을 달인 물을 마시면 헌 곳을 낫게 하면서 머리털을 나게 하고 오장을 고르게 하고 배고프지 않게 하면서 기를 보하고 혈을 다스리기 때문에 오래 살게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송기는 소나무의 흰 속 껍질로서 곡식을 먹지 않는데도 배가 고프지 않다고 하여 구황작물로 활용했습니다.
소나무 껍질을 벗겨 내면 얇은 껍질이 있는데 ‘송기(소나무 속껍질)’를 채취합니다. 6월 정도 되면 물기가 올라오면 그냥 먹기도 하고 떡으로 먹기도 했습니다. 벗긴 곳에 흙을 덮고 소나무 잎으로 덮어두면 새살이 돋아 난다고 합니다.
‘칡’은 보릿고개에서 산에서 먹을 수 있는 제일 흔한 음식이였습니다. 금방 캐낸 칡뿌리를 그냥 먹습니다.
‘칡구이’는 칡을 먹기 좋게 토막을 내서 화로에 구워 먹습니다. 불에 구워지면 쓴맛이 적어지고 더 달아진다고 합니다.
‘칡녹말가루’는 칡뿌리를 토막을 내서 잘근잘근 두들겨서 물에 넣고 주물러서 갈아 앉혀서 얻습니다.
‘칡국수’는 칡가루에 물을 넣어서 묽게 하고 밀가루를 섞어 반죽을 한 다음 홍두깨로 얇게 밀어서 썰어 국수를 만들고 끊는 물에 국수를 넣고 쪽파를 넣고 양념장을 넣어 먹습니다.
‘송기떡’은 소나무 껍질을 벗기고, 삶고, 두드려서 떫은 맛이 나지 않도록 물에 충분히 우려낸 다음 압력밥솥에 넣고 푹 삶습니다. 삶아 낸 송기를 꺼내 절구로 찧어서 찰밥에 넣고 섞습니다. 그리고 떡메치기를 합니다. 그리고 콩고물을 묻혀서 썰어 냅니다.
*강원도 영월군 옹정리, ‘괴골마을’
날씨가 살짝 따뜻해지면 할머니들은 묵은 밭에서 열심히 호미질을 합니다. 질창구(=지칭개) 나물을 캡니다. 그냥 먹으면 무지 쓰지만 콩가루로 죽을 해먹으면 맛있다고 합니다.
‘보리개떡’은 디딜방아에 보리를 넣고 찧어서 가루를 물에 개어서 콩, 팥도 듬성듬성 박아 주먹만하게 빚어서 찝니다.
‘올챙이국수’는 잘 말린 옥수수를 맷돌에 갈아서 물에 옥수수가루를 개어 넣고 끊이고 조금씩 전분을 넣으면서 계속 저으면서 농도를 만들고 틀에 넣어서 뽑아냅니다. 그리고 신김치와 매운 양념장을 곁들여서 먹습니다.
‘나물죽’은 아까 캐온 질칭개나물에 콩가루를 듬뿍 묻혀서 끊는 물에 넣고 끊입니다. 끊일 때 솥뚜껑을 닫고 끊이는데 중간에 뚜껑을 열면 엄청 쓰다고 합니다.
영월은 비탈이 많고 산지라서 땅이 안좋아 척박한 땅에서도 잘자라는 메밀로 끼니를 해결해야했습니다.
메밀을 맷돌에 갈아 안에 고운 가루부터 껍질에 붙어 있는 거친가루까지 잘 골라 먹었습니다. 고운 가루는 만두하고 노치도 굽고 나중에 빻은 거친가루는 나께미(결이 고르지 않은) 가루라 해서 꼴두국수를 해먹었습니다.
‘능쟁이 전병’은 고운가루로 반죽해서 먹는 전병은 특별한 날 먹는 고급 음식이였습니다. 전병 속 말린 명아주를 삶아 꼭 짜서 파, 마늘, 고춧가루 등 갖은 양념을 넣고 버무려서 무친 다음에 얇게 전병을 부치고 무친 것을 넣고 돌도 말아 굽습니다.
‘꼴두국수’는 거친가루로는 반죽을 해서 국수를 만들어 막장을 푼 끊는 물에 넣고 익혀서 먹습니다.
‘언감자 붕생이’는 언감자 까서 물기를 꼭 짜내고 쪄서 물기를 꽉 짜냅니다. 밀가루를 듬뿍 무쳐서 솥에 쪄먹습니다.
요즘은 먹을거리가 풍부해서 배부른 가운데 영양실조라는 말을 하게 됩니다. 곱게 도정한 흰 밀가루라든가 흰쌀로 만든 음식을 먹음으로써 칼로리 섭취는 늘고 반대로 필요 영양소의 섭취가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거친 음식, 도정되지 않은 음식은 섬유질이 풍부하면서 배는 부르되 칼로리는 낮아 비만에도 좋고 장 건강에도 좋습니다. 비타민, 무기질 등은 물론 생리 활성 물질이 뛰어나서 노화를 예방해 주는 효과가 있고 꼭꼭 씹어 먹는 과정에서 이와 잇몸 턱도 튼튼해지는 부가적인 효과를 거둘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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