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KBS 한국인의 밥상 참조.
*사진 : KBS 한국인의 밥상 출처.
따가운 봄 햇살과 해풍 속에 노랫소리가 흘러나옵니다. 일이 너무 고되서 나오는 노래입니다. 허공으로 튀어 오른 멸치와 농부의 땀방울이 섞여 온몸이 은빛이 됩니다. 불멸의 반찬 멸치를 만납니다.
*경상남도 남해군 미조면, ‘미조항’
달도 들어가지 않은 새벽녘, 멸치를 잡으러 출항합니다.
엄청 빠른 멸치를 잡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어망탐지기로 위치를 잡고 유자망을 지나가는 길목에 치면 지나가다 사이에 낍니다. 야무지게 살이 오른 봄멸치가 올라옵니다.
멸치는 다같이 무리지어 다니고 한 번에 알을 4천에서 5천개를 낳는 다고 합니다. 거의 모든 물고기에 밥이 되기 때문에 종족을 보존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멸치 떼는 물고기를 몰고 다닌다고 합니다.
5월 봄멸치가 가장 맛있는 것은 멀리 해안에 있다가 산란기가 되면 해안가로 들어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새참은 멸치대가리를 잡고 쭉 잡아 당기면 내장이 불리되는데 야채와 초고추장 넣고 쓱쓱비벼 ‘회무침’을 만듭니다.
‘생멸치찌개’는 냄비에 묵은지와 생멸치를 가득 넣고 비린내 제거를 위해 된장을 조금 풀고 끊으면 파, 양파 썰어 넣고 찌개를 끊입니다. 그리고 쌈을 싸먹습니다.
성질이 급한 멸치는 신선도가 생명이기에 잡혀오자마자 바로 경매를 합니다. 상인들 외에 경상도 주부들도 멸치를 사러 나옵니다. 5월이 제철이라 봄멸치로 젓갈을 담가야 맛이 쓰지 않고 김장할 때 액젓이 맛있다고 합니다.
*경상남도 남해군 미조면, ‘팔랑마을’
남해 아낙네에게 멸치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식재료입니다.
‘멸치젓’은 생멸치를 소금에 섞어 항아리에 담습니다. 봄멸치는 살많고 기름기가 돌아 젓갈 담기에 가장 좋지만 그만큼 상하기가 쉬워 보관을 잘해야합니다. 소금과 멸치를 3:7로 잘 섞어야합니다. 그리고 푹 삭혀줍니다. 그리고 김장할 때 씁니다. 위에는 나중에 싱겁지 않게 하고 벌레 생기지말라고 소금을 쳐줍니다.
봄에 한창 마늘쫑이 파릇파릇하게 올라옵니다.
‘멸치찜’은 끊는 물에 마늘쫑을 데치고 참나물, 두릅도 데쳐서 먹기 좋게 썰어 준비합니다. 산나물을 많이 넣어 비린내를 잡아줍니다. 나물과 멸치와 밀가루를 넣고 섞어 준 다음 찜기에 넣고 쪄줍니다.
*경남 남해군 설철면, ‘문항마을’
갯벌을에 구덩이를 만든 다음에 된장을 풉니다. 그러면 쏙이 올라온다고 합니다. 숨구멍에 대나무 붓을 넣고 꼬시면 올라온다고 합니다. 갯가지처럼 생겨 튀겨먹거나 국에 넣으면 시원한 맛을 낸다고 합니다.
그리고 봄철 갯벌에는 우럭조개가 많다고 합니다. 캐면 물을 쏘는게 특징이라고 합니다.
*경남 남해군 남면, ‘가천다랭이마을’
넓은 들판이 없었던 남해에는 항상 양식이 부족했습니다. 깍아지는 산등성이에 만들어진 108계단에 다작물은 섬의 역사를 말해줍니다. 봄 남해 들판은 초록색입니다.
농기계가 들어갈 수 없어 아직도 소로 밭을 갑니다. 쟁기질하느라 배고플 할아버지를 위해 새참을 합니다.
‘멸치볶음’은 마늘쫑과 멸치를 넣고 간장과 물엿을 넣고 볶습니다.
‘멸치젓갈’은 멸치육즙이 살아있는 젓갈에 마늘쫑, 매운 고추를 송송썰어 넣고 고춧가루를 넣어 무칩니다. 그리고 상추쌈을 준비합니다.
‘밥무덤’은 창호지에 밥을 싸서 묻어두던 곳입니다. 음력으로 10월 보름날 마을에서 동제를 모시는데 마을에 찾아온 신들이 마을까지 못 들어오니까 갈 곳이 없는 신들을 대접하는 곳입니다.
*경남 남해군 삼동면, ‘지족마을’
바다 한가운데 촘촘히 서있는 대나무 기둥들이 있는데 ‘죽방렴’이라고 합니다.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수심이 얕은 바다에서 하는 우리나라 전통 어업법입니다. 그물로 잡는 홀치기나 정치망에서 대량으로 잡는 것과 달리 죽방렴에서는 어도를 따라 들어온 멸치가 방에서 자유롭게 유영을 합니다. 조상님들의 지혜가 보이는데 방에 들어오면 팔자를 그리면서 멸치가 유영하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멸치 중에 멸치라고 불리는 죽방멸치를 잡습니다. 보통 멸치에 10배의 가격에 팔려 나갑니다. 몸에 상처도 없고 싱싱해서 명품 귀족 멸치라고 합니다.
‘죽방멸치구이’는 죽방멸치는 소금을 쳐서 바로 숯불에 구워 먹을 때 가장 맛있다고 합니다. 봄멸치 굽는 구수한 멸치 냄새도 가을전어 못지 않습니다.
죽방에서 잡아온 멸치는 끊는 물에 소금을 넣고 즉시 삶아야 합니다. 최대한 단시간에 해야 멸치의 손상을 막고 고유 영양분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물에 넣은 소금의 양이 멸치의 맛을 좌우합니다. 그리고 태양광 아래에서 해풍을 맞으며 잘 뒤집어 주면서 말려줍니다.
‘멸치찌개’는 생멸치를 머리와 내장을 제거 하고 넣은 뒤 양념장을 넣고 마늘쫑, 양파 등을 넣고 끊입니다. 멸치를 분지를 뒤에 양념과 함께 떠서 상추에 밥과 싸서 먹습니다.
‘멸치회무침’은 생멸치를 다듬어 막걸리에 헹구어 냅니다. 막걸리가 고기를 더 토실토실하게 해주고 먹고 나면 탈도 없게 해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오이, 미나리, 양파 등 야채와 초고추장과 무쳐냅니다.
*경상남도 남해군 상주면, ‘노도’
노도에서 나와 작은 바위섬에서 고부지(토종홍합)을 캡니다. 그래서 말려서 육지에 판다고 합니다. 그리고 바다에 문어 통발을 걷으면서 돌문어를 잡습니다.
‘시래기문어먹자국’은 문어는 내장을 조심히 발라서 짚으로 묶어 햇볕에 잘 말립니다. 그래서 먹을 것이 없을 때 말린 문어 내장을 된장물에 풀고 쌀뜬물과 함께 푹 끊이고 시래기를 넣어 끊입니다. 국물이 독특하다고 합니다.
*경남 남해군 미조면, ‘팔랑마을’
다먹고 난 멸치액젓 지꺼기를 놔뒀다가 국간장을 달인다고 합니다. 솥에 찌꺼기를 넣고 물을 부어서 끊입니다. 거기에 소금을 넣고 하염없이 끓입니다. 거품이 끊어오르면 찌꺼기를 거둬내고 끓입니다. 그리고 시루에 솔잍을 깔고 위에 넣어 걸러 냅니다. 그러면 단맛이 나는 ‘어간장’이 만들어 집니다. 그것을 한 번 더 달이면 더 맛있다고 합니다.
어간장의 경우 생선을 소금에 절여서 발효시킨 음식이기 때문에 생선에 들어 있는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각종 아미노산이 만들어집니다. 특히 라이신이나 메티오닌, 루신발린과 같은 다양한 아미노산들이 섞여서 독특한 풍미를 냅니다.
‘부추 겉절이’는 어간장에 깨, 고춧가루를 넣고 부추를 넣어서 무칩니다.
‘국수’는 면을 삶아 찬물에 씻어 준비하고 멸치, 다시마 국물을 내고 멸장으로 간을 맞춥니다. 그리고 애호박, 오이 부추, 계란지단 등을 올리고 국물을 붓고 양념장을 올립니다.
*남해대학교
‘멸치삼색쌈밥’은 남해의 특산물인 멸치와 마늘을 이용해 요리를 만듭니다.
솥에 쌀을 씻어 불린 것을 넣고 흑마늘을 잘게 다져서 넣고 마늘쫑을 송송 썰어 올려서 밥을 짓습니다. 멸치 저민 것을 얇게 김발 위에 올리고 크림을 바르고 지단올리고 흑마늘마늘쫑밥을 올리고 여러야채를 잘게 썰어 올린 뒤에 말아서 쪄줍니다. 그리고 된장유자소스를 곁들여먹습니다.
마늘과 멸치를 같이 섭취하게 되면 마늘의 주성분인 알리신이 멸치의 비린내를 제거합니다. 그리고 살균력을 높여 주는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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