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KBS 한국인의 밥상 참조.
*사진 : KBS 한국인의 밥상 출처.
사천전어 : 7월~11월에 잡음. 9~10월에 기름이 가득 참.
가을입니다. 선한 바람이 불어오면 어부들의 마음도 선선해집니다. 전어를 기다리기 때문입니다.
*경남 사천시 서동, ‘삼천포항’
밤새 잡은 전어를 빨리 옮깁니다. 전어가 성질이 급해서 죽기 때문에 살리기 위해 빠르게 옮겨야합니다. 죽은 것과 산 것의 값이 크게 나기 때문입니다.
금어기가 끝나는 7월부터 11월까지 전어잡이 배로 꽉 찹니다. 전어철이면 어부들은 아예 밤잠을 포기 합니다. 전어는 새벽 동트기 전과 해질 무렵에 대부분 큰 고기가 많이 잡힙니다. 전어는 짧은 시간에 걸려 들기 때문에 빨리 그물을 거두어야합니다. 사천만은 물조류가 좋고, 갯벌이 좋고 바다가 완전히 오염이 안됐다고 봐야합니다.
‘전어회’는 잡은 즉시 껍질을 긁어 내고 배를 갈라 전어밤(전어내장)을 꺼내서 그냥 소금에 찍어 먹습니다. 전어밤은 쌉싸란 맛이 나는 약입니다. 그리고 깨끗이 씻어 뼈째 통으로 썰어 ‘회’로 먹습니다. 전어는 양파와 궁합이 맞습니다. 양파에 막장 올리고 회를 올려서 먹습니다. 전어회는 가을 한가위 전, 찬바람이 불기 전, 추수하기 전에 회로 많이 먹고 맛도 가장 좋을 때 입니다. 추수가 지나면 구이용으로 많이 먹습니다.
*경상남도 사천시 마도동, ‘마도’
마도는 삼천포 전어어획량 전체의 반을 담당했다고 하니 주민 전체가 매달렸을 겁니다.
‘전어회무침비빔밥’은 전어뼈까지 썰어서 회를 뜨고 쪽파, 양파, 당근, 고추 등 채소를 넣고 초장으로 무쳐냅니다. 거기에 밥 한무더기를 넣고 비빕니다.
전어는 9, 10월되면 기름이 오릅니다. 그러면 ‘전어구이’는 석회에 숯불로 구워냅니다. 반경 1km까지 냄새가 퍼진답니다. 기름기가 잘잘 흐르는 전어구이는 머리부터 뼈까지 통째로 먹어야 제맛이라고 합니다.
전어의 지방은 가을이 되면 봄에 비해 3배가 높아지고 그만큼 맛도 영양도 높아 진다고 합니다. 지방을 구성하고 있는 오메가3 지방산인 DHA, EPA가 풍부합니다. 뇌의 에너지 공급은 물론 뇌혈관을 깨끗하게 해준다고 합니다. 동맥경화, 뇌졸증 등과 같은 순환계 계통의 성인병을 예방하고 암 발생을 억제하며 머리를 좋게 할 뿐만 아니라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뼈째 먹기 때문에 칼슘 섭취율이 높아서 어린이들의 발육 촉진과 어른들의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전어가 한참 나는 철에 전어의 배를 갈라서 내장을 발라내고 새끼줄로 엮어서 말립니다. 그리고는 나중에 쪄먹으면 맛있다고 합니다.
사천마도갈방아소리(경남 무형문화재 제28호)는 면사(무명실) 그물에 갈(소나무껍질)을 방아질을 해서 나오는 가루를 그물과 함께 삶아서 튼튼하게 하는 작업을 하면서 부르던 어업 노동요입니다. 옛날에 그물은 면사(무명실)를 썼습니다. 그물이 변질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소나무 껍질을 벗겨 방아를 찧어서 옷에 염색하듯이 갈을 먹였습니다. 그 때 소나무를 5~6시간 찧어야되서 발달된 노동요라고 합니다. 전어잡이는 마도에 가장 먼저 생겼고 오래되고, 어장도 가장 크게 많이 했습니다.
‘전어밤젓’은 귀한 손님이 올 때 내어 놓았던 귀한 음식입니다. 전어 배를 갈라서 전어밤을 고르면 밤 한통반절도 안되는 작은 전어밤이 나옵니다. 전어밤을 골라서 굵은 소금을쳐서 숙성을 시킵니다. 삭혀진 젓갈에 고추, 파, 깨 등으로 갖은 양념을 해서 먹습니다. 쌈싸먹고나 밥에 얻어먹으면 밥도둑이라고 합니다.
‘전어찜’은 내장을 발라낸 전어에 굵은 소금을 친 뒤에 나무젓가락을 깔고 전어 올리고 전어살이 부숴지지 않도록 또 나무젓가락을 올리고 전어올리고 해서 찝니다. 전어가 다 쪄지면 마늘, 파, 깨, 고춧가루 등으로 양념장을 만들어서 위에 뿌리고 살짝 익혀 내면 마도식 ‘전어찜’이 완성됩니다.
싸서 서민들도 먹을 수 있는 전어를 왜 돈 전자를 써서 ‘전어’라고 했을까요?
『임원경제지』에 ‘전어는 기름이 많고 맛이 좋아 상인들이 염장하여 서울에서 파는데, 귀한 사람이나 천한 사람이나 모두 좋아해 사는 이가 돈을 생각하지 않아 〈전어〉라고했다.’라고 나와있습니다. 『동환봉사(조선중기 문신 조헌의 상소문을 그의 제자 안방준이 엮은 책)』에는 ‘경주에서 가을전어는 명주 한 필을 주고 바꾸고 평양의 동수어는 정포 한 필로 바꾼다.’라고 나와있습니다. 많이 잡아도 잡으면 다 팔려서 섬에서 전어잡이를 주업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전어는 3월~6월까지 산란이 끝나고 나면 6월~9월까지 동면을 하기 위해서 왕성한 먹이 활동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전어의 체성분 내에 지방질 축적이 가장 많이 이루어지는 시기가 9월~10월 달 입니다. 그래서 지방이 많은 가을 전어를 구이로 하게 되면 냄새도 좋고 지방성분이 많기 때문에 고소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가을 전어를 선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전어의 서식지는 물살이 쎄고 얕은 그런 곳인 바다와 민물이 만나는 기수지역에 있습니다.
*충청남도 서천군
서해안에도 전어가 많이 나고 해마다 축제를 합니다.
‘전어전골’은 냄비에 무를 깔고 그 위에 삶은 시래기 넣고 전어, 새우, 게 넣고 파, 고추 등을 넣고 매운탕을 끊입니다. 전어가 나오는 철에 같이 나오는 대하와 꽃게랑 함께 끊입니다. 꽃게의 시원한 맛과 전어의 쫄깃한 맛이 어우러져 독특한 맛을 냅니다.
‘전어전’은 전어살을 양쪽을 포를 떠서 소금과 후추로 간하고 계란 옷을 입혀 전을 부칩니다. 다른 생선전보다 살도 부드럽고 특유의 고소한 맛이 나서 제사상에도 자주 올랐던 음식입니다.
‘전어튀김’은 뼈를 발라낸 전어살에 튀김옷을 입혀 튀겨냅니다. 고소한 맛을 더한 전튀김은 지방질이 놓아내리면서 더 고소한 맛을 냅니다.
옛날에는 회는 산지 사람만 먹을 수 있는 것이여서 내륙에서는 발효식품으로 발달됐습니다. 함경도에서는 가자미식해처럼 해먹었습니다.
‘전어식해’는 전어를 한입크기로 잘라 소금에 저리고 무를 나박하게 썰고 절인 전어를 넣고 고춧가루를 넣고 섞고 기장으로 밥을 지어 섞고 생강즙과 엿기름을 섞은 뒤 15일동안 삭혀서 먹습니다. 발효를 거치면서 더 쫄깃해지고 부드러운 맛을 냅니다.
‘단배추전어밤젓김치’는 경상도 지방에서는 전어밤젓으로 김치를 담궈먹었습니다. 쌀로 풀죽을 쑨 뒤 고춧가루를 섞고 전어밤젓을 넣고 제피가루(밤젓 비린맛 잡아주고 맛과 향을 냄)를 넣고 양념을 만듭니다. 그리고 배추 속에 발라줍니다.
*경상남도 사천시 서동, ‘삼천포항’
삼천포항 앞에 아낙네들은 생선을 말리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건어물이 있다고 합니다.
생선을 손질할 때 머리, 뼈, 내장까지 다 제거하지만 꼬리만 살려둡니다. 화어는 꼬리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수작업으로 일일이 다 손질합니다. 깨끗하게 손질한 생선은 짭짤하고 달콤하게 조미를 하고 예쁘게 모양을 잡아서 햇빛에 널어 말립니다. 몇일을 두고 잘 말린 생선에 꼬리에 빨간 무와, 치자로 물을 드립니다. 꽃처럼 아름답다고해서 ‘화어’라고 불립니다. 생선은 오래두고 먹질 못해서 말리면 보관도 오래 할 수 있고 생선도 많이 나서 개발 됐다고 합니다.
화어는 불에 살짝 구어 주로 간식이나 술안주로 먹습니다. 새우, 학꽁치, 복어 등 원료가 된 생선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화어는 다양한 밥반찬으로도 이용됩니다. 양념을 해서 무쳐먹는 ‘화어양념조림’, 살짝쪄서 양념을 바른 ‘화어찜’이 있습니다.
*경남 사천시 대포동 ‘대포항’
남편들이 전어를 잡아오고 아낙네들은 기다렸다가 위판장에서 바로 전어를 손질해서 회를 썹니다. 직접잡아 파는 위판장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합니다.
보통 회는 일본의 영향이라고 하는데 일본과 우리나라의 회는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는 바로 잡아 펄펄 뛰정도로 싱싱한 회를 좋아하고 탁탁 내리쳐서 씹히는 맛을 최대한 살립니다. 일본은 생선을 잡아 몇 일 숙성을 해야 좋은 맛이 난다고 합니다. 생선을 잡을 때도 져며서 혀에 느껴지는 감촉과 맛을 중요시합니다.
우리가 회를 먹기 시작한 역사는 고려시대로 올라갑니다. 『동국이상국집(고려중기의 학자인 이규보의 시문집)』에 ‘붉은 생선으로 회를 쳐서 안주삼고 반병 술 기울이니 벌써 취해 쓰러지네…’라고 나와있습니다. 『동문선(조선전기의 문신 서거정 등이 시문을 모아 편찬한 시문선집)』에는 ‘흰 막걸리 붉은 회가꿈에도 그립구나’라고 나와 있습니다. 기록적으로 보면 우리나라와 일본은 조선 중기 이후에 생선에 대한 많은 기록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본하고 한국은 생선회를 먹었다는 역사는 기록적으로 거의 비슷한 시기라고 짐작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 같은 경우는 2500년 전 공자시대 때 이미 생선회를 먹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생선회의 일본말인 ‘사시미’, 초밥의 일본말인 ‘스시’가 국제 공용어가 되었습니다. 그만큼 일본은 생선(홍보)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투자를 했다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생선 제국인 일본도 전어는 아주 귀한 생선으로 대접을 받습니다. 전어를 우리와는 달리 뼈를 안먹습니다.
‘전어초밥’은 전어를 잔가시가 많아 배 쪽에 있는 갈비뼈 있는 부분을 섬세하게 떼어내고 소금과 식초에 절입니다.(잡내제거) 혀의 느껴지는 식감을 중요시해서 곱게 떠낸 전어살에 또 한 번 칼집을 내어 부드러운 맛을 더합니다. 전어초밥을 만들어서 간장에 찍어먹습니다.
‘전어보리된장무침’은 아주 가늘게 체를 썰어서 보리된장에 무쳐냅니다.
일본인들은 전어구이를 아예먹지 않습니다. 전설 때문입니다. 옛날에 일본 중부지방의 한 성주가 어떤 노인의 예쁜 외동딸을 후처로 들이려하자 딸이 죽었다고 속이기 위해 관에 전어를 넣고 거짓 화장을 했다고 속였다라는 전설이 있는데 그 후 일본 사람들이 자식 대신 태운 생선이라고 해서 안 먹게 됐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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